서가에 남아 있던 이야기
아나이스 닌 명언 - 삶이 힘들 때 용기

삶은 우리가 가진 용기의 크기에 따라 움츠러들거나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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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글에 적힌 인물명과 문장을 보존했습니다. 원전과 정확한 표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미확인은 작자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명언의 뜻을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재구성입니다. 실제 인물의 일화를 기록한 글은 아닙니다.
삶이 힘들 때 사람은 마음부터 작게 접고 싶어지지.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순이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단다. 순이는 남편을 일찍 보내고, 어린 딸과 둘이 작은 콩밭을 일구며 하루하루를 버텼어. 해마다 가뭄이 들고 장마가 길어지면서 밭에서 거두는 것은 점점 줄어들었지. 그래도 순이는 이웃집 일을 거들며 겨우 쌀독을 채웠단다.
어느 날 장터에서 온 장사꾼이 말했어.
“강 건너 큰 읍내에 가면 이 콩으로 만든 장을 제값에 팔 수 있소. 이 마을 장터보다 세 배는 받을 게요.”
순이는 그 말을 듣고도 고개를 저었어. 읍내로 가려면 낡은 나무다리를 건너야 했고, 다리 아래로는 물살이 세차게 흘렀거든. 남편이 살아 있을 때도 순이는 그 다리를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단다. 물이 무서운 것도 있었지만, 혼자서 낯선 곳에 가 장사를 한다는 일이 더 겁났지.
그날 밤, 딸아이가 조심스럽게 물었어.
“어머니, 정말 가면 안 돼요?”
“무서워서 못 가는 거란다.”
“그럼 무서운 마음이 없어지면 갈 수 있어요?”
순이는 한참 말이 없었어. 이불 속에서 딸의 작은 손을 만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 무서움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 삶은 이 작은 방 안에만 머물겠구나.
다음 날 새벽, 순이는 콩으로 담근 장독 두 개를 수레에 실었어. 다리 앞에 서자 무릎이 떨리고 손바닥에 땀이 배었단다. 물살은 어제보다 더 거칠어 보였고, 나무판자는 삐걱거리며 흔들렸지. 순이는 한 발을 올렸다가 다시 내렸어.

그때 뒤에서 딸아이가 말했어.
“어머니, 한 걸음만 가 봐요. 무서우면 그다음에 멈춰도 되잖아요.”
순이는 숨을 길게 내쉬고 한 걸음 내디뎠어. 또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다리를 다 건넜을 때 세상은 조금 달라져 있었단다. 산 너머로 떠오른 햇빛이 강물에 부서지고, 읍내 쪽에서는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와 수레 소리가 들려왔어.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두려움만 바라보던 때보다 세상이 훨씬 넓어 보였지.
순이의 장은 그날 모두 팔렸어. 큰돈을 번 것은 아니었지만, 순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알게 되었단다. 삶이 좁았던 까닭이 세상이 작아서가 아니라, 겁이 난 마음으로 문을 닫아 걸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 뒤로 순이는 매번 큰 결심을 하지는 않았어. 다만 필요한 날에는 다리 앞에서 한 걸음씩 내디뎠지.
지금 우리도 삶이 힘들 때 비슷한 다리 앞에 서곤 해. 부모님께 먼저 전화를 걸까 망설이고, 자식에게 마음을 털어놓을까 주저하고, 사람에게 상처받은 뒤 새로운 인연을 믿어도 될지 오래 고민하지. 당장 모든 두려움을 이겨낼 필요는 없단다. 오늘은 미뤄 둔 말 한마디, 닫아 둔 문 하나를 아주 조금 열어 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아. 우리가 내딛는 작은 용기만큼 삶은 다시 넓어질 수 있으니까.
삶은 우리가 가진 용기의 크기에 따라 움츠러들거나 확장된다.
이 문장을 읽고 나면
두려움이 없어져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디딘 작은 한 걸음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의 크기를 넓혀 주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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