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 남아 있던 이야기

에리히 프롬 명언 - 성숙한 사랑

약 3분
에리히 프롬 명언 - 성숙한 사랑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해서 사랑해’라고 말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해’라고 말한다.
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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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글에 적힌 인물명과 문장을 보존했습니다. 원전과 정확한 표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미확인은 작자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명언의 뜻을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재구성입니다. 실제 인물의 일화를 기록한 글은 아닙니다.

성숙한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 마음이 자주 흔들리던 시절이 있었단다. 아주 오래전, 산자락 아래 작은 마을에 순이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어. 순이는 장터에서 나무를 다듬던 돌쇠라는 청년과 서로 마음을 나누었지. 돌쇠는 말수가 적었지만, 비 오는 날이면 순이네 처마의 새는 곳을 고쳐 주고, 순이는 그가 늦게까지 일하는 날이면 따뜻한 국 한 그릇을 건네곤 했단다.

그런데 어느 겨울, 돌쇠가 먼 고을로 일하러 떠나게 되었어. 순이는 울면서 말했지.

“당신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못 해. 그러니 꼭 내 곁에 있어야 해.”

돌쇠도 순이의 손을 꼭 잡으며 대답했어.

“나도 네가 없으면 안 돼. 네가 나를 떠나면 나는 무너질 거야.”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 말 속에는 사랑보다 두려움이 더 많이 들어 있었단다. 상대가 떠날까 봐 겁이 났고, 혼자 남겨질까 봐 불안했지. 그래서 돌쇠가 장터에서 다른 사람과 웃으며 이야기만 해도 순이는 마음이 상했고, 순이가 친정에 다녀오기만 해도 돌쇠는 서운한 얼굴을 했어.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의 발걸음을 붙잡기 시작한 거야.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지만, 작은 오해도 큰 다툼이 되었단다. 어느 날 순이는 속상한 마음에 친정으로 돌아가 버렸고, 돌쇠는 사흘 동안 말없이 우물가에 앉아 있었어. 그 모습을 본 마을의 늙은 할머니가 조용히 물었지.

“얘야, 네가 정말 그 아이를 사랑하느냐?”

돌쇠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어.

에리히 프롬 명언 - 성숙한 사랑 관련 이미지

“사랑하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없으면 제 삶도 없어질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한참 우물물을 바라보다가 말했단다.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은 귀한 것이지. 하지만 그 사람을 잃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까 봐 붙잡는 마음은 사랑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란다. 네 삶을 네 발로 살아가면서도, 그 사람이 있어 더 따뜻하고 깊어진다면 그때 비로소 서로에게 좋은 짝이 될 수 있어.”

돌쇠는 그 말을 듣고 순이를 찾아갔어. 예전 같으면 당장 돌아오라고 재촉했겠지만, 이번에는 조용히 말했단다.

“네가 나와 함께 있어 주면 참 고맙겠어. 하지만 네 마음과 네 삶도 소중해. 나는 네가 나 때문에 작아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

순이의 눈에 눈물이 맺혔어. 그녀도 말했지.

“나도 당신이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 게 아니야. 그저 나를 떠날까 봐 무서웠어.”

두 사람은 그날 당장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를 소유하려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조금씩 배웠단다. 돌쇠는 자기 일을 계속했고, 순이도 이웃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자기 몫의 삶을 꾸려 갔어. 그러면서도 기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서로에게 달려갔지. 혼자 설 수 있지만, 함께 걸을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지금 우리도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오래된 친구를 바라볼 때 가끔 묻게 된단다.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외로움과 불안을 달래려고 꼭 필요로 하는 걸까.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부부 사이에도, 서로의 삶을 대신 살아 주려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지. 마음이 힘들 때 누군가의 곁을 바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사랑은 상대를 내 곁에 묶어 두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존중하면서도 기꺼이 함께하는 일이란다. 에리히 프롬은 그 차이를 이렇게 일러 주었어.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해서 사랑해’라고 말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고 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자유와 삶까지 움켜쥐려 하면, 사랑 안에 두려움이 섞일 수 있어요. 서로 혼자서도 설 수 있을 때, 함께하는 사랑은 더 편안하고 깊어집니다.

오늘, 작은 한 가지

오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지하는 마음만 전하지 말고, 그 사람의 선택과 시간을 존중한다는 말도 한마디 건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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