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 남아 있던 이야기
칼릴 지브란 명언 - 사랑의 본뜻

사랑은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자신에게서 아무것도 취하지 않는다.
출처 미확인 · 확인 상태 보기
기존 글에 적힌 인물명과 문장을 보존했습니다. 원전과 정확한 표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미확인은 작자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명언의 뜻을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재구성입니다. 실제 인물의 일화를 기록한 글은 아닙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 마음이 힘들 때면, 할머니는 오래된 나무 상자에서 작은 은반지 하나를 꺼내 보여주곤 하셨단다.
“이 반지는 누구 것이었어요?” 내가 묻자 할머니는 창가에 앉아 빛바랜 손가락으로 반지를 천천히 닦으셨어. 바깥에서는 저녁 장을 마친 사람들이 수레를 끌고 지나갔고, 멀리 성당 종소리와 시장의 흥정 소리가 섞여 들려왔지.
“옛날에 우리 마을에 서로 몹시 사랑하는 부부가 살았단다. 가진 것은 작은 집 한 채와 포도나무 몇 그루뿐이었지만, 두 사람은 늘 함께 웃었어. 남편은 아내에게 좋은 빵 조각을 먼저 건넸고, 아내는 남편의 해진 외투를 밤새 꿰매주었지.”
그런데 어느 해, 남편이 먼 도시로 장사를 떠나게 되었단다. 돌아오면 큰돈을 벌어 아내에게 새 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어. 아내는 말없이 그의 짐을 싸주었지만, 떠나는 날에는 이렇게 말했지.
“당신이 꼭 성공해서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당신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남편은 그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받아내려는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눈에 가득했지.
세월이 흘러 남편은 빈손으로 돌아왔어. 장사도 망하고, 함께 떠났던 동료도 잃고, 낡은 신발 하나만 끌고 온 거야.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단다.
“저렇게 돌아와서 무슨 낯으로 아내를 보나?”

하지만 아내는 대문까지 달려 나와 남편의 손을 꼭 잡았어. 돈이 있는지 묻지도 않았고, 약속한 집이 어디 있는지도 묻지 않았지. 그저 남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했어.
“돌아와줘서 고마워요.”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래된 식탁에 마주 앉아 남은 빵을 나누어 먹었단다. 남편은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고, 아내는 그 눈물을 닦아주었어. 아내가 남편을 사랑한 것은 좋은 집이나 넉넉한 살림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고, 남편도 아내의 사랑을 빚처럼 갚아야 해서 곁에 있던 것이 아니었지. 사랑은 무엇을 챙겨두는 장바구니도, 손익을 적는 장부도 아니었단다.
할머니는 은반지를 내 손바닥에 올려놓으며 조용히 말씀하셨어. “사랑은 사람을 내 것으로 묶어두는 끈이 아니야. 서로의 곁에 머물 수는 있지만, 서로의 삶을 빼앗아서는 안 되지. 사랑을 주었다고 상대의 시간과 마음까지 내 것이라 여기면, 그 순간 사랑은 욕심으로 변하고 만단다.”
레바논의 산과 바람, 사람들의 기도와 이별을 바라보며 글을 썼던 칼릴 지브란도 아마 이런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았을 거야. 사랑은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얻어가는 손님이 아니라, 자기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마음이라는 것 말이야.
지금 우리도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오래된 친구와의 관계에서, 때로는 미운 사람을 떠나보내는 순간에도 사랑을 계산하곤 해.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만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금세 지치지.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에게 자유를 돌려주고, 자식의 선택을 기다려주고, 부모님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안부 전화 한 통을 건넬 때 우리는 사랑의 참모습에 가까워진단다. 이별했을 때에도 그 사람에게 받은 시간을 원망만 하지 않고, 한때 따뜻했던 마음을 따뜻했던 그대로 놓아줄 수 있다면 그것도 사랑이야.
오늘 밤 마음속에 누군가 떠오르거든, 그 사람에게서 무엇을 더 받아내려 했는지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곁에 있었는지를 가만히 돌아보렴. 할머니가 오래 간직해온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칼릴 지브란의 이 문장이 조용히 남아 있단다.
사랑은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자신에게서 아무것도 취하지 않는다.
이 문장을 읽고 나면
사랑은 상대에게 대가를 요구하며 붙잡는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존중하면서 따뜻하게 곁을 내어주는 마음입니다. 많이 주고도 돌려받지 못해 서운한 날에는, 사랑까지 잃은 것이 아니라 사랑의 본뜻을 조금 더 알아가는 중이라고 다독여보세요.
오늘, 작은 한 가지
오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답이나 보답을 바라지 말고, 따뜻한 안부 한마디를 먼저 건네보세요.
내일도 한 장, 인간관계 7일 읽기
읽은 곳을 남기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세요.
이어서 읽으면 좋은 이야기
음악과 함께 읽고 싶다면
누르면 YouTube에 연결됩니다. 자동 재생하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