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 남아 있던 이야기
밀란 쿤데라 명언 - 잃어버린 나를 향한 그리움

사랑은 우리가 잃어버린 자기 자신의 반쪽을 향한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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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글에 적힌 인물명과 문장을 보존했습니다. 원전과 정확한 표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미확인은 작자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명언의 뜻을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재구성입니다. 실제 인물의 일화를 기록한 글은 아닙니다.
사랑과 그리움으로 마음이 가만히 저려 오던 어느 늦가을 저녁이었단다. 할머니가 어린 손주의 머리를 빗겨 주며 옛날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지.
아주 오래전, 산 아래 작은 마을에 순이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어. 순이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단다. 헌 천 조각만 있어도 꽃무늬 치마를 만들고, 낡은 단추 하나로 예쁜 인형을 꾸몄지. 그런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순이는 열여섯 살부터 남의 집 일을 도우며 살았어. 새벽에는 물을 길었고, 낮에는 밭을 매고, 밤에는 아픈 어머니의 약을 달였지.
세월이 흐르자 순이는 마을에서 부지런하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소문이 났단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거울 앞에 서면 자기 얼굴이 낯설었어. 예전처럼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고, 천 조각을 보면 무언가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사라진 지 오래였지. 사람들은 순이를 칭찬했지만, 순이는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느꼈단다.
어느 봄날, 장터에 떠돌이 악사가 찾아왔어. 악사는 해진 옷을 입고 있었지만 손에는 작은 피리를 들고 있었지. 그는 장터 한복판에서 어릴 적 순이가 자주 부르던 노래를 연주했어. 순이는 그 소리를 듣자 발걸음을 멈췄단다.
피리 소리는 먼 산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았어. 순이는 문득 열 살 무렵의 자신을 떠올렸지. 냇가에 앉아 물수제비를 뜨고, 바느질한 인형을 품에 안고, 내일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던 아이 말이야. 그 아이는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악사의 노래가 어딘가에 남아 있던 아이를 살며시 불러낸 거란다.
악사는 순이에게 물었어.
“아가씨, 왜 그렇게 슬픈 얼굴로 노래를 듣소?”
순이는 한참 있다가 대답했지.

“노래가 슬픈 게 아니에요. 제가 잊고 살던 사람이 안에서 걸어 나온 것 같아서 그래요.”
악사는 더 묻지 않았어. 그저 피리를 다시 불었고, 순이는 장터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단다. 그날 이후 순이는 조금씩 달라졌어. 새벽 일을 마치면 천 조각을 꺼내 작은 꽃을 만들었고, 저녁이면 잊고 지낸 노래를 흥얼거렸지. 누군가를 새로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를 통해 잃어버린 자기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사랑을 만나면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하곤 하지. 하지만 어떤 사랑은 우리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게 아니란다. 오히려 너무 오래 접어 두었던 내 마음, 남에게 맞추느라 잃어버린 내 모습, 한때 소중히 품었던 나의 반쪽을 다시 그리워하게 만들지.
밀란 쿤데라가 이 말을 남긴 마음도 어쩌면 그와 닿아 있을 거야.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곁에서 다시 깨어나는 내 모습을 함께 보니까. 그래서 사랑에는 기쁨만 있는 게 아니란다. 오래 잊고 살았던 나를 향한 아련한 그리움도 함께 깃들어 있지.
지금 우리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지. 부모님과 멀어져 지낼 때, 자식이 집을 떠난 뒤 빈 방을 바라볼 때, 오랜 친구와 연락이 끊겼을 때 말이야. 때로는 그 사람이 그리운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 사람과 함께 웃고 울던 시절의 나를 그리워하는 것일 수도 있어. 사람에게 상처받아 관계에 지쳤을 때에도, 내 마음속에 아직 따뜻하게 살아 있는 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늘 누군가를 붙잡는 일만은 아니야. 누군가를 통해 잃어버린 내 마음을 알아보고, 그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조용히 찾아가는 일이기도 하단다. 그러니 외로운 밤에는 서둘러 빈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우려 하지 말고, 그리움이 내 안에서 무엇을 가리키는지 가만히 살펴보렴. 어쩌면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다시 만나고 싶은 너 자신일 테니까.
사랑은 우리가 잃어버린 자기 자신의 반쪽을 향한 그리움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속에는 그 사람과 함께 빛났던 내 모습이 숨어 있을 때가 있어요. 사랑을 잃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그리움이 내 안의 소중한 모습을 다시 찾아 주는지 천천히 들여다보세요.
오늘, 작은 한 가지
오늘 조용한 시간에 예전의 나를 가장 많이 웃게 했던 사람이나 일을 하나 떠올리고, 그때의 마음을 짧게 적어 보세요.
내일도 한 장, 인간관계 7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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