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 남아 있던 이야기
오스카 와일드 명언 - 사랑의 불확실성

로맨스의 본질은 불확실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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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글에 적힌 인물명과 문장을 보존했습니다. 원전과 정확한 표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미확인은 작자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명언의 뜻을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재구성입니다. 실제 인물의 일화를 기록한 글은 아닙니다.
사랑의 설렘과 불확실성으로 밤잠을 설치던 시절이 있었단다. 아주 오래전, 기차역 하나와 작은 우체국이 마을의 소식을 모두 품고 있던 때였지.
그 마을 우체국에는 수줍음 많은 아가씨 연분홍이가 일하고 있었어. 어느 늦가을 저녁,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선생님 하나가 매주 같은 날 우체국에 들렀단다. 그는 편지를 부치고는 꼭 모자를 벗어 인사를 했어.
“오늘도 바람이 차네요.”
연분홍이는 그 짧은 말이 싫지 않았지. 그런데 선생님은 그 뒤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다음 주에도, 또 그다음 주에도 마찬가지였단다. 연분홍이는 그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그저 예의가 바른 사람인지 알 수 없었어. 알 수 없으니 마음은 더 자주 그 사람을 향했지.
어느 날 선생님이 우체국 창구 앞에 오래 서 있다가 조심스레 물었어.
“혹시… 이 마을에서 가장 조용한 길이 어디입니까?”
연분홍이는 얼굴이 붉어져서 뒷산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어. 하지만 선생님이 그 길을 누구와 걸으려는지는 묻지 못했단다. 그날 밤, 연분홍이는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를 들을 때마다 혹시 그 사람일까 생각했어. 발자국이 멀어지면 서운했고, 다시 들리면 가슴이 콩콩 뛰었지.
며칠 뒤, 선생님은 갑자기 우체국에 오지 않았어. 마을 사람들은 그가 다른 학교로 떠났다는 소식을 전했단다. 연분홍이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닫으며 그가 남긴 편지 한 통을 기다렸어. 그런데 편지는 오지 않았지.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첫눈이 내렸어.

연분홍이는 한편으로는 서운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따뜻했어. 선생님이 자신을 좋아했는지 끝내 알 수 없었지만, 그 알 수 없음이 있었기에 평범하던 가을길이 특별해졌고, 우체국 문이 열릴 때마다 하루가 새로 시작되는 듯했거든.
이듬해 봄, 선생님은 다시 마을에 나타났어. 손에는 작은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지. 그는 한참 망설이다가 연분홍이에게 말했단다.
“그때부터 계속 편지를 썼습니다. 그런데 보내도 되는지 몰라서요.”
연분홍이는 웃으며 대답했어.
“저도 기다려도 되는지 몰랐어요.”
둘은 그제야 서로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되었지만, 그 순간까지 이어진 기다림과 망설임이 없었다면 사랑의 떨림도 그렇게 깊지는 않았을 거야. 사랑은 처음부터 답을 손에 쥐고 시작하는 일이 아니니까. 상대의 마음도, 내일의 약속도 알 수 없어서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가슴이 조심스레 흔들리는 것이지.
지금 우리도 그렇단다. 부모님께 전화를 걸까 망설이고, 자식에게 먼저 말을 걸까 고민하고, 오래된 친구에게 다시 연락해도 될지 생각하는 순간이 있어. 인간관계에 지쳤을 때에도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이는 까닭은, 그 마음의 다음 장면을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일 거야. 사랑은 확실한 약속만으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모르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되기도 한단다.
그러니 오늘 누군가를 생각하며 마음이 설렌다면, 그 불확실함을 너무 서둘러 없애려 하지 마렴. 할머니는 연분홍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렇게 말해주고 싶구나. 사랑은 알 수 없어서 더 깊이 마음을 흔드는 일이란다. 로맨스의 본질은 불확실성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면
사랑의 시작에는 늘 상대의 마음과 내일을 다 알 수 없는 시간이 있어요. 그 조심스러운 기다림과 설렘도 사랑이 피어나는 소중한 한 부분이니, 너무 서둘러 답을 정하려 하지 마세요.
오늘, 작은 한 가지
오늘 마음에 떠오른 사람에게 짧은 안부 문자 한 통을 보내보세요.
내일도 한 장, 인간관계 7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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